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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다시찾은 여유

조심햇!"저 구멍에서 뭔가가 튀어나오거나 혹은, 네가 빨려들어갈 것 같지 않아? 조심해, 살살찍어."


안면도에 갔다. 갔던 곳에 또 갔다. 요즘 자주 그랬던 것처럼 바베큐를 즐기러 갔을 뿐인데 뜻밖의 경치를 득템했다. 다음날 비가 온다는 소식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강행했던 보람이 있다. 신발을 넘어 들어오는 모래는 지난번보다 더 보드랍게 느껴졌다. 어쩌면 사람이 별로 없어서 일까? 경치들을 여유있게 눈에 담았다. 피부에 닿고 코에 들어오는 바람까지 느렸다. 자박자박 축축한 썰물때의 갯벌에는 수많은 게구멍이 눈을 어지럽혔고 게들은 활개 치고 있었다. 이 순진한 놈들은 손가락이나 발을 눈앞에 내리쳐도 놀라거나 도망가지 않았다. 덕분에 사람에게 밟혀 돌아가신 참 많은 이들의 사체가 눈에 또 한번 밟혔다. 곧 세팅될 바베큐를 사수하기 위해 아쉽게 그리고 조심히 발을 돌렸다. 내발에 파손된 그들의 사유재산과 돌아가신 놈들이 얼마없길... .


* 드디어 ISO값을 높여 촬영하는 것에 두려움을 가지지 않기로 했습니다. 눈앞의 밝기는 멀쩡했는데 촬영된 사진이 껌껌해서 촬영을 포기했던 찰나들이 얼마나 많았었는지...ㅠㅠ 위의 사진을 촬영할때도 마찬가지 였습니다. 헌데, ISO값을 강제로 높였더니 훤~해졌던 와이프의 얼굴! 후에, PC에서 보아도 노이즈가 끼지 않아 크게 감탄했었지요. 헌데, 하늘의 저 구멍은 주위의 밝기까지 높아지면서 사라져 버렸습니다. ㅠㅠ 하늘의 구멍을 살리면 와이프가 어두워졌고 와이프를 살리면 하늘의 구멍이 사라지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결국 공개도 가능하면서 잘 촬영했다 싶은 자뻑되고 절충된 것들중에서 하나를 골라낸 사진이 저것입니다. ㅎㅎㅎ 


* 집에 데려가고 싶었습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