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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피하고 놓아야 누릴수 있는 것들 여행을 갔으니 그곳에서만 할 수 있거나 구경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다니는 것은 큰 즐거움이다. 하지만, 특별히 뭔가를 하지 않고 머물면서 한자리에 늘어지게 있는 것도 그런 즐거움들 중 하나인 것 같다. 앉아있기 좋은 장소에서 멍하게 풍경을 눈에 담아대고 일상적인 대화를 하거나 운이 좋으면 싸구려 낚싯대를 사서 물에 담궈보는 등의 여유가 말이다. 어디인지 모를 길을 걷고 의자가 있으면 앉고 바람이 좋으니 평상에 눕는다. 그러기 전에 혹은, 그러고 난 후 내가, 우리가 그곳에서 그렇게 머물다 갔음을 남기는 사진들. 꽉 짜인 일정없이 떠나는 여행은 그렇게 많은 공백들을 만들어 내더라. 어릴때는 그저 모든 여행지가 에버랜드나 롯데월드였다. 이왕에 왔으니 재밌는 놀이기구들은 최대한 많이 타고봐야 하는... . 어.. 더보기
잠시동안 몽환으로 이끌었던 찰나 바로 '여행'이라서 이사진 저사진에 이야기가 담긴다. 일이 있어 가는 출장지가 아니기에- 말그대로 '놀러', '쉬러' 가는 여행지이기에 넘쳐나는 여유들은 자꾸자꾸 '이야기'를 만든다. 늘 가까이 있었기에 고향 '부산'의 바다는 덤덤했다. 미안하긴 하지만 깨꼬롬한 제주의 바다가 더 정겹다. 화산섬은 늘 그렇게 깨끗한 이미지로 와 닿는다. 비에 축축하게 젖은 현무암과 그 구멍들 사이를 메꾼 흙에서 자라고 있는 초록 식물들만 떠오른다. 화산으로 만들어진 모든 섬에서는 길가에 버려진 쓰레기 마저 덜 더러워 보인다. 아니, 이유가 있어 보인다. 그렇게 얼토당토 않은 감상도 '여유'가 만들어 내는 거겠지. 눈을 지나가는 모든 찰나들에 이야기가 실린다. 그것들은 내가 한장소에 길게 머물수 없는 이유를 만든다. 더 머.. 더보기
안녕? 나는 네가 참 반가운데 말이야... 이만큼 가까이서 말을 대한건 처음이다. 저녀석은 참 많은 사람들을 만나봤을 말이겠지만 말이다. 엄마는 동물의 덩치가 클수록 순하다고 했다. 그렇기에 갑작스레 손을 들이대지만 않는다면 큰 긴장없이 저녀석을 쓰다듬어 볼 수 있겠으나... 여느 시골의 소에게서 맡았던 향을 강하고 친근하게 풍기는 터에 다음 기회로 미룬다. 주위는 말과 넓은 들판 그리고 차에서 나오지 않는 와이프 뿐이다. 그래서 녀석의 호기심은 나에게 집중되고 있다. 묶여 있으면서도 도망갈 것처럼 저만치 물러가다가 돌아보기를 반복한다. 카메라의 셔터소리가 괜히 신경을 날카롭게 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전달하고픈 반가움. 그리고 녀석을 묶은 줄을 보며 느끼는 안타까움. 주인이 좋은 사람이길 바라며 좋은 표정으로 돌아선다. - 2014.4.3, .. 더보기